* 낙엽이 지는 이 길을..... 낙엽이 지는 이 길을 차마, 나는 가지 못합니다 저만치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한 눈가시 그리움 한 번의 이별이 사는 가슴이라 오돌오돌 떨며 통나무처럼 서 있습니다 가을이어서 깨어난 쓸쓸이나 외로움이 흘린 눈물방울들이, 혹시나 얼떨결에 내 발걸음에 놀라, 하나로 껴안다 사랑하게 되어 내 가슴에 영원히 주저앉는 건 좋습니다만 햇살 고운 오후의 울긋불긋한 얼굴들 이루지 못한 사연들로 홍역 앓느라 열독(熱毒)을 못 이겨, 저리도 힘없이 떨어지는데 목석같은 눈으로, 그냥 지나치신다면 몰랐다 하여도 무참히 놓는 걸음인다면, 잊혀지거나 잊혀져가는 이별 뒤의 적막과 어둠이 이 가을에 깨어날까 두렵고 두려워서입니다 낙엽이 지는 이 길을 차마, 나는 가지 못합니다 영원히 지켜주지도 못할 거면서 인연이니 숙명이니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이루어질 것처럼 꼬드겼느냐 이 가을, 또 낙엽으로 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 계절에 살아나는 눈망울들이 지난여름의 정열로 온전히 돌려놓으라 온 가을 쫓아다니면 겨우, 이별의 아픔을 내치고 늦게 움트려는 그리움이 나에게서, 가을을 덜컹 안고, 훌쩍 겨울로 가버릴까 아픔 느낄새 없이 가슴 절을까 단 한 번의 눈물이 이렇게, 평생 흐를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그리움에 대한 누구나의 종점 영원할 안식처는 고독, 당신이기에 "레테의 강" 저편에 기다리고 있기에 낙엽이 지는 이 길을 건느지 못하고 차마 젖어드는 눈은 황홀이 야위어가고 있습니다 아, 이제사 나는 봄의 그리움보다, 가을의 고독을 더 사모하는 걸 알았습니다 05101310. 冬邨.
출처 : ♣ 이동활의 음악정원 ♣
글쓴이 : 빈서제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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