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율하,진송 2013. 9. 26. 10:22

 

 

 

    
 


등고선

 

부슬부슬 내리던 너는 지붕에 앉아

 

미끄럼을 타고 처마에 이른다

 

처마 가에서 낙수져 떨어지는 소리에

 

여름도 깊어가고

 

짙푸르던 여름을 지나

 

빗물 너는 가을 들판으로 나설게다

 

불청객

 

누가 이 풍요로운 계절에 질척 거리는

너를 반기리

 

방울져 떨어질 땐

 

그래도 추억의 끈이라도 적셔 줬지만

 

여기선 너를 반길 이가 없구나

 

 

모든 건 때가 있고

 

장소가 있는 법

 

그 위험한 경계를 아무 생각 없이 넘어버린 너

 

곰곰 곱씹으며 생각해도

 

여긴 네가 있을 자린 아닌 것 같구나

 

 

다시 내년 여름 분풀이라도 하듯


먹구름 몰고 와 휘돈다 해도

 

널 원망하진 않으리

 

그때는 너의 시절이 될 테니

 

지금 아픔이 견디기 힘들다 하여

 

참지 못하면

 

광란의 네 시기는 오지 않으리

 

 

기다린 자는 언젠가 때를 만나고

 

시샘 나는 이 파란 가을 하늘도

 

때가 되면 북풍한설에 잿빛으로 변하는 걸

 

모든 건

 

영원은 없는 거야.

 

 

13년 9월 가을비 내리던 날에.

출처 : 등고선과 상고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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